
린치핀
지난 1년 간 지정도서만 총 서른 권 정도 읽었다. 지난 1년 독서총량인 약 90권 중 30권이니, 1/3을 지정도서에 할애한 셈이다. 처음에는 작가님 저서 5권을 읽는다. 그리고는 바로 그 유명한 <린치핀>을 읽는다. 초보독서가들의 독서여정의 첫 단추로 무슨 책을 읽으면 좋을까 생각해 본다.
돌이켜보니 첫 단추로는 역시 린치핀이구나, 무릎을 탁! 치게 된다. 작가님 저서 5권은 곧 작가님의 세계관이자, 사 혁신의 세계관이다. 사 혁신이 지향하는 자기 계발, 독서의 방향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올해 출간될 작가님의 저서가 사 혁신의 세계관을 더욱더 거대하게 해 줄 거라 생각하니 기대된다.) 하지만 이제 막 발을 내디딘 왕초보독서가의 눈에는 이 모든 걸 파악하기란 쉽진 않았다. 부딪혀보고 부딪혀보니 조금씩 파악하기 시작했고, 지금 와서 돌이켜보니 이렇구나, 하고 깨닫는 것들이 많다.
개인적으로 <린치핀>보다 <파변창>이 준 충격이 더 컸다. 어마무시한 선입견에 갇혀 좁은 틀 안에서 허우적 대고 있었던 나를 발견했었던 책. 꽤나 졸리고 지루한 걸 참고 마침내 읽어 낸 <다중지능>은 잔잔히 깨달음을 주었다.
중학교 때 아이큐 검사지 받고 충격 먹었었던 과거의 나에게 '네 잘못이 아니야' 라며 위로를 해주었던 책이다.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와 <다산선생 지식경영법>은 독서여정의 발을 내디딘 독서가에게 진정한 독서법이 무엇인지 가르쳐주었다.
하지만 <다산선생 지식경영법>은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신참내기에게 어마무시한 벽돌책이었다. 그래도 이 벽돌책을 초장에 부셔(?) 버리니, 이다음부터는 책의 두께가 주는 압박감을 상당히 줄여주었다.
<기브 앤 테이크>, <1일 1선>, <운을 읽는 변호사>를 읽고 얼마나 따끔거렸는지 모른다. 도움을 받는 데에만 익숙하고, 무조건 많이 이득을 취하는 것이 승리라며 착각한 지난 나의 모습이 얼마나 초라했는지. 그리고 또 그런 나의 모습을 인정하고 바꾸는 게 얼마나 힘들었는지. <수학력>, <빅아이디어 수학언어>, <수학자의 공부>, <일하는 수학> 등의 수학서적은, 수포자(수능수학 9등급)의 길을 걸어온 나에게 수학을 포기하지 말라며 격려해 주었고, '진짜' 수학의 즐거움을 맛보게 해 주었다.
지정도서를 읽고 느낀 점
이 전의 지정도서 리뷰를 남겨주신 회원분들의 리뷰를 참고하니, 한 권의 책으로 다섯 권 의 책을 읽은 것 같은 기분도 느꼈다. 사실은 지정도서 중 제대로 이해한 책이 몇 권이나 있나, 스스로에게 물어보면 참으로 민망하다. 다섯 손가락 안에는 꼽을 수 있을까? 모르겠다. 이상하게 남긴 리뷰는 왜 이렇게 많은 건지. 삭제하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 <생각의 탄생> 리뷰는 '이불킥 베스트 3 리뷰' 안에 당당히 들어가는 영예를 안겨주었지..) 그래도 분명한 것은, 지정도서들을 읽으면서 꽤 따끔했다는 것. 환희도 맛보고, 분노도 해보고, 좌절도 해보고, 울어도 보았다는 것. 그러는 동안 서서히 나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해 집중하게 되었고, 내가 누군지 조금씩 알게 되었다는 것.
팔랑귀였던 내가 타인의 말에 휘둘리지 않을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는 것.
오랜만에 만난 모임에서 더 이상 가십거리를 안주삼아 만족하는 삶을 살지 않게 되었다는 것. 혼자인 게 두렵지 않게 되었다는 것. 명품가방, 차, 집을 보고도 부럽지 않게 되었다는 것. 울고 싶은 날에도 스스로를 달래 어깨와 고개는 당당히 피고 걸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 받는 것에 익숙했던 내가, 주는 것의 가치와 즐거움을 깨닫고 있다는 것. 창피함 때문에 아무 시도도 못하는 것보다 실패의 기록물을 쌓아가는 여정이 더욱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는 것. 이것만큼은 자신할 수 있다.
그리고 앞으로 나에게는 무한한 성장의 가능성이 있다.
나는 사 혁신의 거대한 세계관 안에서 뛰노는 물고기라는 생각이 든다. 그 물고기가 훗날 등이 몇 천리나 되는지 알 수없을 만큼 큰, 날개 달린 '붕'이 되어 하늘 높이 날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그냥 그렇게 되리라 믿어버리겠다. 그리고 오늘도, 내일도, 모레도 다만 할 수 있는 한 부지런히 책을 읽고, 글을 남기겠다. 지정도서, 지정도서 저자들의 다른 저서들, 사 혁신을 캐고 또 캐내어 발견하는 양서들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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